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발레리노가 많았다는 점이다. 정말 아름다운 파드되 이런 건 생각 안나지만 ㅋ 전반적으로 참 화려하고 힘있는 무용이어서 이제까지 봤던 발레와는 너무 색달랐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진짜 기술적 '힘'이 느껴지는 동작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는 군입대 문제 때문에 발레리노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하던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해결좀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두번째 인상깊었던 점은 어떻게 이런 각본이 가능한가라는 점이었다. 어떤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고뇌들, 그것도 음악을 만드는 자의 뇌구조를 보여줄 생각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내면의 자아를 보여주려고 한 기술적 장치까지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가 전능자가 되어 흑조들을 움직이는 듯한, 자리를 배치하고 이렇게 움직여!라고 명령하는 듯한 그 장면이 참 인상깊었다.
음악이 모두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라고 한다. 그에 걸맞게 발레중에 음악도 최고였다.
물론 도박장 장면도 화려하고 멋있었다.
아, 단 하나 아쉬운게, 발레란 정말 환상적이거나 아름답거나 그 힘과 기술을 느꼈을 때 환호하며 박수를 치는 것도 제맛인데, 음악이 너무 끊이지를 않아서 중간중간 "아! 좋다!"란 생각이 들어도 박수칠 타이밍을 못잡아서 그냥 지나가게 마련이었다는 점. 끊임이 없다는 기분? 음악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발레하시는 분들도 막 흥이 나면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작년에 받았던 그 무한한 감동을 잊을 수 없어서 티켓 오픈일에 앞에서 셋째줄 예매!! 작년에 너무 가녀리고 아름다웠던 이은원씨의 연기를 또 봤는데 작년보다 더 다채로워진 느낌이었다. 일막과 이막의 전환이 훨씬 강렬해진 느낌. 사실 일막에서는 작년하고 너무 다른 느낌이어서 이은원씨가 아닌 줄 알았다. 알브레히트는 김기완씨가 함.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국립빌레단 지젤은 기회가 되면 계속 볼 것 같다. 아름다움의 의미를 잊지 않는 사람이 되려면 꼭 그래야 할 것만 같다. 오늘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지젤이 알브레히트에게 다가가는 장면, 이막의 파드되, 파드되 중에서도 지젤의 아라베스크 정말 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 단체 아라베스크 장면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그냥 기분인지 모르겠는데, 단체 아라베스크 장면은 왜 작년에 봤을때보다 움직이는 길이가 짧아진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예술의 전당보다 무대가 더 작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긴 하다만, 그거 감안해도 기분이 그렇다.) 이막이 아름다운 건 알았지만 이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오늘 유난히 이막이 전반적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그냥 이 기분과 저 장면들을 잊고싶지 않아서 쓰기 시작했는데 아름답단 말 외엔 할 말이 없네. 예술의 전당보다 약간 작아서 무대가 좀 작아진 느낌은 있었는데 오히려 배경이 줄어드는 것도 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한듯. 박수소리가 더 열렬했음 좋았을텐데 싶은 생각이 살짝 든다. 박수치면서 팔 손바닥 아파도 땀을 비오듯 흘리는 걸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 김기완씨가 빠른 회전을 하는데 우산 빨리 돌릴 때 빗방을 튀어나가듯이 땀이 원심력 궤적을 그리며 튀어나가서 많이 놀랐다.
* 추가
따로 포스팅하기가 뭐해서 안했었는데, 한두달 전에 본 <해설이 있는 발레>는 사실 그저 그랬다. 해설이 있는 발레라기 보다는 정기 공연의 CF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발레 동작이 이건 이거고 이건 이건데 이건 어렵고 저건 어느 작품에서 주로 어떻게 사용되고 어떻게 평가된다 이런 내용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아니고 그냥 이 작품의 일부분이다 그러면서 보여주는 정도. 마치 본 공연의 CF를 보는 기분이다. 사실 '해설' 이름이 붙어서 그런가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관람 분위기가 별로였다.
그렇게 보고싶었던 구자범 지휘의 공연. 구자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2011년 7월 콘서트 지피지기 유투브 동영상(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보고 나서였다. 그리고 이것저것 인터뷰 등등을 보고 완전 반했는데, 지난 12월하고 1월호 객석에 실린 인터뷰 보고서는 이 공연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경기도는 너무 멀어서 안가게 되고 모처럼 예술의 전당에 온다 해서 얼른 예매. 앞에서 뚝뚝 땀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자니, 온몸으로 음악을 전달해주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져서 관객으로서 너무 감사할 정도였다. 언젠간 이틀전에 봤던 무한한 감동의 정명훈처럼 되실 것 같아서, 이 분 공연도 계속 보다보면 언젠가 나의 성장과 같은 시간을 나눈 분이란 생각에 더 좋을 것 같았다. 나 어렸을 때 좋아했던 가수가 이제 나랑 같이 나이들어 소녀팬이 아닌 아줌마팬이 되어 공연을 더 기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악장 사이에 서계시는 모습도 다음 악장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 생각하는 모습으로 서있는달까. 암튼 멋지심..
공연은 마치 영상을 삽입한 빈 신년음악회 같았다. KBS에서도 연초에 빈 신년음악회를 녹화방송을 해주는데, 항상 영상을 삽입한다. 빠지지 않는 알프스 영상, 그걸 보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2011~2013년 빈 신년음악회 중에서 2012년 음악회를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음악회의 기차소리, 산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생각나서 슬며시 웃으면서 봤다. 그리고 악장 제목은 원래 붙어있는건지, 어쩜 음악하고 그렇게 어울리는 제목인지.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드뷔시 바다 3악장. 바이올린 부분은 바람을, 첼로부분은 바다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그 가운데 서 계신 지휘자는 중재하는 사람 같았다. 알프스 교향곡도 마찬가지. 마치 자연다큐멘터리나 영화 127시간에서 장소는 정지해있고, 화면을 매우 빨리 감아 구름이나 해가 뜨고지는 그 모습만을 볼 수 있게 집중하게 해 주는 그런 공연이었다. 해설집에 보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로 대표되는 서양음악의 특성, 즉,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는 것처럼 방향성을 따라 발전하는 짜임새와는 달리 드뷔시의 음악은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방향성 없이 흘러간다고 되어 있다. 이게 오늘 공연을 젤 정확히 설명한 것 같다.
막귀라서 잘 모르겠지만, 현악기의 소리가 매우 안정적이다, 이런 느낌은 없었지만, 오케스트라 특유의 조화와, 강약조절로 극적효과가 커서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그저 지휘자님이 너무 멋있었고, 단원들은 그걸 정말 잘 따라 준 느낌.
곡목 : 베토벤, 삼중 협주곡 Beethoven, Triple Concerto 베토벤, 교향곡 7번 Beethoven, Symphony No. 7
연주자들의 잘생긴 얼굴과 숨소리와 선율을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느끼는 그 표정을 바로 앞에서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오래 기억될 공연이다. 서울시향 공연 진짜 너무 보고싶었는데, 예매했다 취소했다 다시 다른 분이 보여주셔서 완전 좋은 자리에서 보게되었다. 완전 감사합니다 ㅠㅠ
클래식 좋아하긴 하는데 대부분 바흐나 쇼팽에게만 손이가던 나에게 베토벤과 정명훈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 준 공연이었다. 그니까 베토벤이 좋은 건 알겠는데 개인적으로 피아노소나타 말고는 또 특별히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었는데, 그게 뻥 뚤리는 느낌. 그리고 정명훈 공연은 처음보는데 피아노 연주까지 해주시다니 ㅠㅠ
우선 베토벤 삼중 협주곡은 이게 내가 알던 클래식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온갖 시행착오와 CD를 하나하나 사서 들어가면서, 그리고 온갖 해설 공연을 통해서 클래식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는 아무래도 하나의 악기나 하나의 악기를 위한 교향곡부터 접하게 되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게 억울한 기분이 들 정도로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피아노가 서로 짝꿍이 되어, 거기에 마치 드라마 배경음 같았던 오케스트라의 연주까지 더해져 너무 아름다웠다. 장르나 악기종류나 조합별로 CD를 하나씩 사서 듣기 시작한지 꽤 오래되어서 CD가 하나정도 있을 법 한데 정말 없나? 정말 없나? 이상하다 이렇게 서로 짝꿍이 된 듯 연주하는 음악은 또 없었던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 들었다.
교향곡 7번은 딱히 베토벤 교향곡 중 favorite이 없었던 내게는 favorite이 됨. ㅋㅋㅋ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이 곡이 초반에 나왔던 것 같은데, 어우, 내가 아는 게 없어서 드라마 연주랑 비교해서 미안할 정도의 아름다운 음악이자 공연이었다. 앞으로 1악장하고 2악장은 CD로 만났던 그 음이 아니라, 그걸 연주하던 활의 일사분란한 움직이는 이미지들과 함께 더 강한 영상이 되어 언제 어디선가 나에게 반드시 영감을 줄 것 같은 그 느낌. 근데 분명한 건 작년? 바렌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연주보다(번호는 달랐지만) 훨씬 좋았는데, 그게 곡의 차이가 아니라 연주의 차이였다는 것이다. (막귀인 내게는... 어쩌면 내가 더 좋은 자리에 앉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오늘 공연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1부에 엥콜곡이 하나 있었는데 베토벤 트리오 아다지오. 오오 감미로워라. 잔디밭에 누워있는데, 바람결에 실려오는 선율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그 상황. 이래서 음악이 힐링이구나.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 장난 아니었는데 정말 거의 90% 이상 감소되는 느낌.
세상사람들이 다 아는 "정명훈이 그렇게 잘하는구나"를 내 눈으로 보다니. 호호호. 마치 교향곡이란 이렇게 연주하는거야 라는 스킬을 시전하시는데, 마치 군대처럼 지휘에 맞추어 움직이는 첼로와 바이올린 활이 너무 멋있었고, 그 와중에 최고였던 건, 지휘자를 쳐다보는 연주자들의 눈빛이었다. 지휘자에 대한 존경을 담아 나는 최고의 연주를 위한 하나의 일원이 되겠다는 겸손의 눈빛! 아아.. 최근에 회사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막 읽었던 이런 저런 구절 중에 <겸손하지 않으면 겸손한 척이라도 하라>고 누가 그랬다는 걸 일기장에 적어놨는데! 그런 기분을 한번에 해결해 주는 연주자들의 태도도 내겐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어떤 대목에서는 연주자들이 동시에 여러명이 미소를 막 지으면서 연주하는데 도대체 연습할 때 정명훈 지휘자가 연주자들에게 음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면서 연습했을지 막 궁금해졌다.
그리고 시력이 안좋아서 그동안 뮤지컬이나 오페라는 가급적 앞에서 봤는데, 교향곡은 너무 비싸고, 누가 어디서 연주하는지 다 보는 재미도 있어서 그냥 멀리서 봤는데 앞자리가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다. 으하하하하하 큰일이다. 눈만 높아져서. 내 신조 중의 하나가 평소에는 공부/일 안하면 밥도먹지 말라는 건데, 내가 그동안 공부하고 일한거에 비해 너무 좋은 공연을 봐서 반성까지 했다. 흑. 이제 열심히 살아야지.
서울시향의 심포니 시리즈 I Symphony Series I 3. 15(금)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Friday 15 March 2013, 8:00 PM, Concert Hall, Seoul Arts Center
지휘/피아노 : 정명훈 Myung-Whun Chung, conductor and piano 바이올린 : 스베틀린 루세브 Svetlin Roussev, violin 첼로 : 송영훈 Young-Hoon Song, cello 곡목 : 베토벤, 삼중 협주곡 Beethoven, Triple Concerto 베토벤, 교향곡 7번 Beethoven, Symphony No. 7 티켓가격 : 120,000원(R) 90,000원(S) 60,000원(A) 30,000원(B) 10,000원(C)
서울시향과 정명훈 예술감독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전주의 교향곡의 완성자인 베토벤을 탐구합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무도(舞蹈)의 권화’라고 일컬어질 만큼 리드미컬한 추진력으로 많은 이들을 매혹시킵니다. 드문 형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은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와 첼리스트 송영훈, 그리고 피아니스트 정명훈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지휘/피아노 : 정명훈 Myung-Whun Chung, conductor and piano 지휘자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데뷔하였다. 뉴욕 매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를 거쳐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1984~1990),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1989~1994)을 지내며 세계적인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을 지휘하였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비롯한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지휘하였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1997~2005)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2001년부터 도쿄 필하모닉의 계관명예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는 2006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2012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사상 최초로 수석객원 지휘자에 임명되었다.
바이올린 : 스베틀린 루세브 Svetlin Roussev, violin 스베틀린 루세브는 불가리아 루세의 음악 선생이었던 모친으로부터 음악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1991년 파리 국립고등음악원(CSNMDP)에 입학하여 제라르 풀레와 장자크 칸토로프를 사사하였고, 1994년 만장일치로 바이올린 연주 부문과 실내악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다. 인디애나폴리스, 롱티보, 멜버른 콩쿠르 등에 입상하였고, 칸 미뎀 페스티벌에서 ADAMI로부터 "올해의 발견"에 선정되었으며, Natexis-Banques 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2001년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등상, 특별 관객상, 바흐 협주곡 최고해석상 등을 받았다.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뛰어난 기교와 집중력으로 연주하는 스베틀린 루세브는 슬라브 작품의 해석에 능하며 불가리아 음악의 옹호자이다. 2006년 불가리아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 불가리아 문화부가 시상하는 "크리스탈 리라"를 받았다. 그는 솔로이스트로서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서울시향, 도쿄 필하모닉, 불가리아 국립 교향악단 등과 협연하였으며, 정명훈, 레온 플라이셔, 예후디 메뉴인, 마레크 야노프스키, 장자크 칸토로프 등의 지휘자와 호흡을 맞췄다. 실내악 연주자로서 정명훈, 장마르크 뤼사다, 필립 카사르, 장필립 콜라르, 에릭 르사주, 피터 프랭클, 앙투안 타메스티, 아르토 노라스, 프랑수아 를뢰, 폴 메이어 등과 호흡을 맞추었으며 "루세브-살크-로자노바 트리오"의 멤버이기도 하다. 판초 블라디게로프 음반에 이어 하르트만의 협주곡을 오베르뉴 오케스트라와 녹음하였으며, 프랑스-벨기에 악파에게 헌정하는 앨범, 그리그와 메트너 음반 등이 있다. 그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서울시향의 악장을 맡고 있으며, 모교인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의 교수이다.
첼로 : 송영훈 Young-Hoon Song, cello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꾸준한 협연, 독주회, 실내악 연주자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첼리스트 송영훈. 완벽한 기교와 따뜻한 감성을 겸비한 한국 음악계의 대표 연주자이다.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와 하이든 콘체르토 협연 실황을 녹음하였으며 요미우리 도쿄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일본 산토리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핀란드 난탈리 페스티벌과 2010년부 2011년, 2012년까지 일본 벳부의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 초청되고 있다. 솔리스트로서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 뉴욕 챔버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챔버 오케스트라, 타피올라 챔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가나자와,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미니칸 내셔널 오케스트라, 요미우리 도쿄 심포니, 북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연주와 함께 ‘’클래식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2008년 KBS 1FM ‘송영훈의 가정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첼리스트 요요마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9년부터는 예술의전당 인기 기획 프로그램 ‘11시 콘서트’의 진행자로서 활약하였으며 경희대학교 음대 관현악과 특채교수로 초빙되어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송영훈은 피아졸라의 곡을 담은 탱고 프로젝트 <Tango, 2006>, 브라질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로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와 함께한 <Song of Brazil 2007>, 피아니스트 안드리우스 질래비스와 함께한 <Rachmaninoff & Shostakovich Cello Sonata 2009>앨범을 발매하고, ‘월드 프로젝트’ 시리즈 공연(2009 오리지널 탱고, 2010 라틴 아메리카의 여정 등)을 통해 클래식뿐 아니라 남미 등 월드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1년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흔치 않은 4대의 첼로 구성인 ‘The 4 CELLISTS’로 첼로 음색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김정원, 김수빈, 김상진과 함께 MIK앙상블의 첼리스트로 국내 실내악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SK텔레콤과 함께하는 문화나눔 프로젝트 ‘해피 뮤직스쿨’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클래식 음악교육을 접하기 힘든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며 사회 공헌활동에도 적극 힘써왔다. 송영훈은 9세에 서울시향과 랄로 협주곡 협연으로 데뷔한 후 서울시장 특별상과 줄리어드 예비학교의 예술 리더십 수상 등을 포함한 많은 수상 경력과 장학금을 받았고 2002년에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 파울로 첼로 콩쿠르에서 입상하였다. 현민자, 장형원, 故 채닝 로빈스, 랄프 커시바움, 아르토 노라스를 사사하였다.
이제까지 본 뮤지컬 중 가장 재미있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지킬 앤 하이드보다도 재미있어서 한편으로 안타깝기까지하다. 뮤지컬 제목이 너무 친근하지가 않아서 재미없어도 좋아, 류정한 공연이니 무조건 볼테야 하고 예매한 게 이렇게 대박일 줄이야. 1층은 거의 기립박수였다. (나는 3층에서 봤는데 무서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ㅋ. 경사가 매우 높아서 뒷자리도 잘 보일 것 같았다. 3층 첫째줄은 시야가 많이 확보되어서 낮은 가격에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게다가 주연들이 쩌렁쩌렁 울리는 성대를 가지셔서 소리도 좋았고. 물론 소리도 1층은 더 좋았겠지 ㅠ 표정이 거의 안보인 것도 아쉽고) 수요일 공연인데도 다들 나는 베테랑인데 뭘 이정도야 를 시전하시는 기분.
일단 스토리가 너무 잘 짜여있었는데, 그게 또 완벽한 예술로 느껴질 정도로 음악, 미술, 플롯이 너무 잘 어울렸다.
우선 스토리. 집에와서 찾아보니 히치콕의 영화가 시나리오 작법책에서도 인상적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봤던 히치콕의 <39계단>이 새삼 엄청 재미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레베카>에서도 플롯의 연결이 너무 자연스럽고 잘 짜여 있었는데, 나중에는 댄버스 부인이랑 레베카랑 사랑하는 사이였나? 하는 긴장감이 들 정도로 빠져들어서 봤다. 그만큼 반전들도 재미있었다. 한 여인(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라는 것도 일단 관객들로 하여금 흐뭇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리고 음악. 어쩜 이렇게 인물마다 테마곡이 뚜렷한지. 왜 또 주인공의 테마는 스릴러물답지 않게 음악이 이렇게 감미로운지. 도대체 왜 OST를 안파는 것이냐.
그리고 미술. 장면 전환이 매우 빨라서 처음에는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다 보고 나니 이것도 참 기술이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심플하면서 많은 효과를 가져오는 장치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와 정 반대로 매우 화려하고 복잡하면서 다양한 효과로 여러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너무 멋있었는데, 그게 그냥 좋은 수준이 아니라, 나의 선호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이제까지 본 뮤지컬 중 동선이 가장 잘 짜여있었던 것은 <컴퍼니>였는데,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배우들의 동선을 정교하게 잘 짠 걸 보니 오 우리나라 뮤지컬 최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성운(별이 계속 생성되면서 생기는 가스들, 근데 이 안에 별들이 또 보임)이 너무 예뻤고, 목성 줄무늬, 달관측, 다이아몬드같은 시리우스,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봄. 플라네타리움은 그럭저럭.. 별자리 관측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수준이었음(제주도가 어둡고, 고도가 무지 높은 곳에 있지 않으며, 별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노인성을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ATV를 타고(단거리코스, 1인당 3만원*2=6만원), 클레이사격(1인당 16발에 3.5만원*2=7만원)을 함.
ATV는 예전에 갔었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다시 했는데, 그때는 중거리였는지 장거리였는지 들판을 달려서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는 단거리여서 그랬는지 들판을 막 달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도 바람을 느끼는 게 좋았음. 근데 클레이사격은 처음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살상무기를 다루는 게 맘이 편치 않아서 안하려다가, 그냥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했는데 재미있었음.
스끼다시?처럼 조그만 접시들에 나오는 것에는 해삼(신선하고 맛있었음), 익힌새우, 고등어회(약 5점), 자리돔회(세꼬시, 약 5점), 멍게(완전 신선), 오분작(?전복은 아닌 것 같아서 ㅋ 2개였는데 별로 신선하지 않음), 소라?, 꿀에 찍어먹을 수 있게 나오는 인삼, 콩이 있었다. 그리고 콘버터구이, 표고버섯버터구이, 소라버터구이꼬치, 오분작?버터구이가 나왔다. 다 맛있었다.
그리고 회는 우럭, 광어회. 사실 회가 많다는 느낌은 안들었음. 그냥, 다른 게 너무 많아서 완전 배부르고, 회가 정말 맛있었다. 아!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지리탕이랑 매운탕중 선택하라 그래서 우리는 지리탕을 먹었는데. 완전 미역지리마늘 국이었는데, 또 참 맛있었다. ㅋㅋ 그리고 볶음밥이 나오는데 또 참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팥빙수 먹을 거냐고 물어보셔서 배불러서 안먹는다 그랬다.
12시 좀 전에 도착했을 때는 사람 하나도 없었는데, 12시 넘어서는 꽉 차더니 줄서더라. 비오는데도!
1:30 여미지식물원. 다른 식물원들에서 보던 것들과 많이 달랐던 게 좋았음. (1인당 입장료 9천원*2=18,000원)
3:00 테디베어박물관. 안가본 동행인을 위해 가봄. 한 번 가봤던 나는 첨에는 참 귀엽고 재미있었는데, 두번째는 아주 설렁설렁 보게됨(1인당 입장료 8천원*2=16,000원)
4:00 오설록 티박물관. 사람 완전 많았음. 자리가 없어서 못앉을 정도였음. 비오니까 다 실내로 왔나. 녹차빙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억수진?차 7천원, 조각녹차롤케익, 녹차트위스트 아이스크림 두개합쳐서 만원 = 총 17,000원), 엽서, 파일, 노트, 향초, 24,800원
6:00 제주물항 본점. 사람이 한 절반정도 참. 비싼 가격 때문에 사람들이 줄은 건가, 비가오고 비수기인데다가 일욜 저녁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나 싶음. 갈치조림은 갈치가 4조각 들어있는데 무려 4만원!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또 갈거라고 생각나는 나는 맛의 노예. 아니야. 너무 비싸. 사실 3만원도 비싼데, 맛있어서 봐준건데.
(거의 다 먹고 찍은 사진)
8:00 대명리조트 도착. 어휴 멍청한 내비게이션 때문에 고생했다. 담부터 렌트카 회사를 바꿔봐야겠다. (슈퍼마켓에서 6450원)
2/18 월요일 흐림.
8:00 아침식사. 대명리조트 이어도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는데, 성게미역국, 전복해물뚝배기 합쳐서 29,000원. 성게미역국은 정말 별로였고, 전복해물뚝배기는 그냥 기본 수준. 덕분에 내일 아침은 다른 곳에서 먹기로 함.
10:00 거문오름 탐방소 도착. 이틀전에 예약해야 함. 4D 상영관에서 약 10분짜리 제주도에 관한 영상을 봤는데(1인당 3천원), 정말 괜찮았다. 그리고 10:30에 거문오름 탐방 출발함(1인당 입장료 2000원). (총 요금은 두명에 만원)오전에 약간 비가 왔었기 때문에 비옷을 입어야 했다(우산은 반입이 안됨). 처음에 경사가 쉼없이 이어져서 너무 힘들었음. 곧바로 해발 453미터에 있는 거문오름 정상으로 이어지고 여기까지 쉬지 않고 올라감. 올라가는 데는 약 20분? 정도밖에 안걸렸는데도 저질체력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ㅜㅜ 정상에서 약 450개? 계단을 내려오면, 그 때 갈림길이 나온다. 분화구로 갈수도 있고(약 한시간 코스?), 오름 둘레를 돌아갈 수도 있다(약 2시간 코스?). 아니면 그냥 탐방소로 돌아갈 수도 있다.(약 15분 코스). 나는 그냥 돌아옴. 갈림길에서는 탁 트인 공간인데, 갈대밭과 들판과 나무들이 너무 조화롭게 숨을 쉬고 있어서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탐방소로 돌아가는 길도 너무 아름다웠다. 아 잊을 수 없다. 전나무길을 내려와서 또 들판이 펼쳐지고, 그 왼쪽에 서있던 거문오름 전나무 숲. 안개가 마치 나무 수 만큼의 얇은 막을 형성하고 있는 듯 해서 모든 나무들이 하나씩 다 다른 색을 띄고 있었는데, 이래서 미술이 생겼구나 싶었다. 거문오름 위에서는 80개에서 100개의 오름들이 보이는데, 그런 날은 365일 중 약 80여일에 불과하다고 함. 그리고 거문오름은 용암이 흘러 형성되는 여러가지 동굴들의 시작점(모태)가 되는 등 자연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이 되었고, 매 5년에 한번씩 재조사를 받는다고 함.
12:30 성산에 있는 윤정식당 도착. 물회(만원)와 옥돔구이(18,000원). 물회는 맛있었는데, 약간 달았다. 그리고 얼렸던 걸 쓰는듯 처음엔 얼음도 막 씹혀서 시원..했다. 사실은 옥돔구이가 훨씬 맛있었다. 커다란 전기기계로 굽는 것 같았는데, 얼마나 기름지고 고소하던지.
2:00 우도로 출발. 약 10분 후 우도 도착. 버스 투어 시작 (두명에 만원). 총 4군데를 들름. 봉/동굴/검은모래바다/백사장 이렇게 네 군데. 내려서 사진 찍을 시간을 약 3분에서 20분 준다. 이 시간 지나치면 다음 버스를 타야하는데, 다음 버스 타려면 약 30분 기다려야 하는데, 우린 막차시간(우도에서 성산으로 가는 막차가 4시 반임)에 급급하게 맞추려다가 버스투어만 한 셈이 되어 버림. 그래도 여기저기 아름다웠는데... 무덤도 너무 많았다..... 낮은 돌담들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막차시간 맞춘다고 급히 막 돌다가 결국엔 3:30차를 타고 성산항으로 돌아오게 됨. ㅋㅋ
3:50 해안도로 드라이브 시작. 작년에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코스여서 올해도 선택! 성산에서 시작해서 함덕까지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함. 완전 천천히 바다구경하며 가는게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아, 그 바다색깔. 에메랄드빛, 하늘색, 청록색, 현무암, 백사장.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가장 좋았던 곳은 세화 해수욕장. 우리나라 전국을 통틀어서 여기가 가장 아름다운듯. 해녀박물관 옆인데, 누구 가르쳐주기도 아까울 정도로 내 마음속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그 다음에 멈춘 곳은 월정 해수욕장. 여기도 무지 아름다움. 근데 월정 어디어디에는 쓰레기가 많아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5:20 삼십분 거리를 한시간 넘게 운전하고 대명리조트 도착하니 이 시간. 배고파져서 밥먹으러 감
5:30 대명리조트 어멍식당에서 저녁. 오겹살 정말 완전 매우 맛있었다. 우린 이것저것 먹어서 약 5만원 소요
보통 공연은 마지막 날에 가까운 공연을 보지만, 이번 공연은 발렌타인데이에 보자~하는 바람에 처음 시작하는 날에 보게 되었다. 아주 미세한 한 두개의 음이탈이나 자세이탈은 그냥 첫날공연이라 생각해서 민감하게 보인건지, 아님 진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에게 평생 남을 무한한 감동을 보여준 국립발레단이기 때문에 일단 이들의 공연에 대해서 나는 무조건 호의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완전 모던, 현대적 해석 그 자체였는데, 한편으로는 유머러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술성을 살려서 참 아름다웠다. 뭐랄까 동작들이 참 아름다워서 사람한테 팔 다리가 왜 달려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음악하고 동작이 어쩜 그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는지, 마치 김연아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아름다운 것중의 하나는 바로 배경이었는데, 사실 배경은 하얀색 가름판(맘마미아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공간을 구분하는 그냥 판자?!)이 전부였다. 근데 그게 발레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서 한국미술의 여백의 미 같았고, 상징성도 더욱 두드러지는 듯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장면 정도인데,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반하는 장면(1막)과 함께 춤을 주는 장면(2막), 그리고 티볼트와 로미오의 대결에서 슬로우 모션! 함께 춤을 주는 장면은.. 음악이 없더라도 이 두 사람 정말 사랑에 빠졌구나 싶을 정도였고. 슬로우 모션 효과가 가져다 주는 집중도나 장면의 극대화도 신선했다. 쓰다보니 가장 신선한 점이 생각나네.. 발레에서 나오는 키스씬이라니!
발렌타이니까 달달한 거 보자 해놓고는 발레가 끝나니 왜 비극을 봤을까 싶었는데, 발레는 몸이나 연습을 참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았던 것 같다. 옆에서 보던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공연이 끝나니까 우는 거였다. 새삼 그 감성이 놀라웠다.
기타.. 클래식 발레와는 너무나 달라서 비교는 힘든데, 내 개인적인 선호는... 지젤이 좋은건지 클래식이 더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 오늘 줄리엣은 김지영 수석무용수가, 로미오는 이동훈 수석무용수가 맡았다. 캐퓰렛 부인은 김세연씨가, 유모는 신승원씨가 했다.(이분들은 직함을 모르겠다) 유모가 제일 환호가 컸었는데 제일 유머러스한 부분을 담당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