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오늘 출연진은 류정한, 옥주현, 김보경, 최민철, 이경미 외.
이제까지 본 뮤지컬 중 가장 재미있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지킬 앤 하이드보다도 재미있어서 한편으로 안타깝기까지하다. 뮤지컬 제목이 너무 친근하지가 않아서 재미없어도 좋아, 류정한 공연이니 무조건 볼테야 하고 예매한 게 이렇게 대박일 줄이야. 1층은 거의 기립박수였다. (나는 3층에서 봤는데 무서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ㅋ. 경사가 매우 높아서 뒷자리도 잘 보일 것 같았다. 3층 첫째줄은 시야가 많이 확보되어서 낮은 가격에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게다가 주연들이 쩌렁쩌렁 울리는 성대를 가지셔서 소리도 좋았고. 물론 소리도 1층은 더 좋았겠지 ㅠ 표정이 거의 안보인 것도 아쉽고) 수요일 공연인데도 다들 나는 베테랑인데 뭘 이정도야 를 시전하시는 기분.
일단 스토리가 너무 잘 짜여있었는데, 그게 또 완벽한 예술로 느껴질 정도로 음악, 미술, 플롯이 너무 잘 어울렸다.
우선 스토리. 집에와서 찾아보니 히치콕의 영화가 시나리오 작법책에서도 인상적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봤던 히치콕의 <39계단>이 새삼 엄청 재미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레베카>에서도 플롯의 연결이 너무 자연스럽고 잘 짜여 있었는데, 나중에는 댄버스 부인이랑 레베카랑 사랑하는 사이였나? 하는 긴장감이 들 정도로 빠져들어서 봤다. 그만큼 반전들도 재미있었다. 한 여인(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라는 것도 일단 관객들로 하여금 흐뭇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리고 음악. 어쩜 이렇게 인물마다 테마곡이 뚜렷한지. 왜 또 주인공의 테마는 스릴러물답지 않게 음악이 이렇게 감미로운지. 도대체 왜 OST를 안파는 것이냐.
그리고 미술. 장면 전환이 매우 빨라서 처음에는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다 보고 나니 이것도 참 기술이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심플하면서 많은 효과를 가져오는 장치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와 정 반대로 매우 화려하고 복잡하면서 다양한 효과로 여러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너무 멋있었는데, 그게 그냥 좋은 수준이 아니라, 나의 선호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이제까지 본 뮤지컬 중 동선이 가장 잘 짜여있었던 것은 <컴퍼니>였는데,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배우들의 동선을 정교하게 잘 짠 걸 보니 오 우리나라 뮤지컬 최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걸 다 온몸으로 표현해 준 배우들. 류정한, 옥주현 정말 최고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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