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예술의 전당, 경기필하모닉, 지휘 구자범

 

프로그램은 드뷔시의 바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그렇게 보고싶었던 구자범 지휘의 공연. 구자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2011년 7월 콘서트 지피지기 유투브 동영상(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보고 나서였다. 그리고 이것저것 인터뷰 등등을 보고 완전 반했는데, 지난 12월하고 1월호 객석에 실린 인터뷰 보고서는 이 공연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경기도는 너무 멀어서 안가게 되고 모처럼 예술의 전당에 온다 해서 얼른 예매. 앞에서 뚝뚝 땀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자니, 온몸으로 음악을 전달해주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져서 관객으로서 너무 감사할 정도였다. 언젠간 이틀전에 봤던 무한한 감동의 정명훈처럼 되실 것 같아서, 이 분 공연도 계속 보다보면 언젠가 나의 성장과 같은 시간을 나눈 분이란 생각에 더 좋을 것 같았다. 나 어렸을 때 좋아했던 가수가 이제 나랑 같이 나이들어 소녀팬이 아닌 아줌마팬이 되어 공연을 더 기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악장 사이에 서계시는 모습도 다음 악장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 생각하는 모습으로 서있는달까. 암튼 멋지심..

 

공연은 마치 영상을 삽입한 빈 신년음악회 같았다. KBS에서도 연초에 빈 신년음악회를 녹화방송을 해주는데, 항상 영상을 삽입한다. 빠지지 않는 알프스 영상, 그걸 보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2011~2013년 빈 신년음악회 중에서 2012년 음악회를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음악회의 기차소리, 산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생각나서 슬며시 웃으면서 봤다. 그리고 악장 제목은 원래 붙어있는건지, 어쩜 음악하고 그렇게 어울리는 제목인지.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드뷔시 바다 3악장. 바이올린 부분은 바람을, 첼로부분은 바다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그 가운데 서 계신 지휘자는 중재하는 사람 같았다. 알프스 교향곡도 마찬가지. 마치 자연다큐멘터리나 영화 127시간에서 장소는 정지해있고, 화면을 매우 빨리 감아 구름이나 해가 뜨고지는 그 모습만을 볼 수 있게 집중하게 해 주는 그런 공연이었다. 해설집에 보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로 대표되는 서양음악의 특성, 즉,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는 것처럼 방향성을 따라 발전하는 짜임새와는 달리 드뷔시의 음악은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방향성 없이 흘러간다고 되어 있다. 이게 오늘 공연을 젤 정확히 설명한 것 같다. 

 

막귀라서 잘 모르겠지만, 현악기의 소리가 매우 안정적이다, 이런 느낌은 없었지만, 오케스트라 특유의 조화와, 강약조절로 극적효과가 커서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그저 지휘자님이 너무 멋있었고, 단원들은 그걸 정말 잘 따라 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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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ono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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