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대 비교

종합 2012. 2. 21. 00:02

천문대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다녀봤다. 사진 정리해 둔 건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려고.
모두 기억에 의존한 거라 가격 측면이 틀릴 가능성이 있지만, 주관적인 평가는 가려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나도 정리해보는 의미로 포스팅.
천문대 프로그램은 대부분 플라네타리움이라는 돔형 건물에서 별자리 설명을 들은 다음 실제 나가서 관측하는 코스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순서대로 쓴 거긴 한데 순서야 주관적인 거니까...

* 이 글의 처음 발행일은 2011.2.7일입니다.
* 2011년 11월 업데이트: 이 글에서 송암천문대보다 영월 천문대가 더 좋았다고 했는데, 그날만 그랬는지, 설명이 좀 별로로 바뀌었다. 송암천문대가 1등으로 순위 변경
* 2013년 2월 20일 업데이트: 서귀포 천문과학관을 추가하였습니다.


1. 송암천문대

사실은 프로그램이 가장 다양하고, 시설도 정말 깨끗하고, 서울처럼 복닥복닥하지도 않고, 플라네타리움에서 설명도 영월 천문대 비슷하게 너무 잘한다.(여기는 5점 중 5.02점 정도?) 누가 천문대 가고 싶다고 하면 영월 같은 경우는 1박2일이어야 하므로, 서울에서 가야 한다면 여기를 추천하고 싶다.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것은 설명 들으러 가면 플라네타리움 가기 전에 별도의 교육이 있는데, 로봇이 2NE1의 '박수쳐'에 맞추어 춤추는 것도 보여주고(당연히 노래는 최신곡으로 바뀌겠지), 슬라이드로 이것저것 미리 별자리 설명하는 것도 있고, 플라네타리움에서 또 설명해주고, 나가서 또 관측하고 이런 식이다.
사실 여기 가면 주변에 맛집도 좀 있는 것 같고, 주변으로 나가기 귀찮으면 천문대 안의 식당도 괜찮고(전망도 좋고, 맛도 괜찮다, 파스타가 12000원 선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 그렇다.
근데 개인적인 의견은 천문대 치고는 너무 밝다는 것이 단점이다. 천문대에 조경이 너무 잘 되어 있으니 왠지 정이 안가는 느낌. 뭐 그렇다고 관측이 어려울 정도로 밝은 것은 아니지만. 케이블카 타고 멀리 보이는 서울까지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날이 맑으면 여의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가격은 다른 천문대에 비해 조금 비쌌던 느낌이다. 한 2-3만원 했던 것 같은데... 숙박도 가능하다고 한다. 숙박시설도 겉에서 보기엔 깨끗해 보였음.

2. 서귀포 천문과학관

나와 같이 사는 분은 여기 나온 곳(이 글) 중에서 (송암천문대보다) 서귀포 천문과학관을 최고로 쳤다. 그 이유는 (1) 고도나 위치가 접근가능성이 너무 좋고, 무지 높은 산으로 꼬불꼬불 올라가는 거 절대 아닌데도, 길이 단순해서 찾아가기 쉽고, (2) (무지 높은 곳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주변이 어둡고 공기가 깨끗해서 별이 너무 잘, 많이 보이고, (3) 관측 기구도 좋고, 설명도 잘해주시고, (4)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보기가 제일 좋다는 <노인성> 이라는 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별은 지리산 높은 곳에서도 보인다던데, 가장 관측하기 좋은 곳은 여기라고 한다. 근데 내가 송암천문대 다음으로 밀어넣은 이유는 단지 제주도에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타고 가야 하잖아.
플라네타리움 화질(?)은 디지털이라 그런지 막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설명도 너무 잘해주셨다.
사실 다른 곳보다 좋았던 점은 대부분 북극성 중심으로 북쪽 하늘을 설명해주는 편인데, 여기는 남쪽하늘의 별자리를 많이 알려주셨다는 점.
나는 행사기간이라 무료입장을 했는데, 원래 얼마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폐교한 탐라대학교 안에 있다.

3. 영월 별마로 천문대

일단 플라네타리움에서 설명을 너무 잘한다.(나중에 갔더니 안 그런 적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망원경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날이 흐려서 그 망원경을 구경만 하는 사태가 생기더라도 바로 밖에 나가서 둔덕(?) 같은 곳에서 (그래도 해발 800m보다 높은 곳이지만), 영월 시내를 안주삼아 수다를 떨기도 무척 좋다. 무엇보다 서울 근교가 아니라서 어두워서 좋다.
유일한 단점은 서울 근교가 아니라서 당일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

4. 과천과학관

비용 측면은 여기가 가장 싸다. 플라네타리움만 보고 이러면 2천원 정도? 그리고 가격에 비해 시설이 정말 좋다. 이건 공립이라 그런 듯. 게다가 플라네타리움 설명은 괜찮은 편이었다. (5점 중 4.8점?)
장점은 천문대 외의 다른 좋은 시설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게 대부분 예약을 해야 해서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이것저것 시간표를 짜보고 하고 싶은 건 다 예약해서 보고 오는 게 나은데, 엄청나게 빨리 마감되고 이런 건 거의 없다. (가끔 엄청나게 빨리 마감되는 것들은 애들 소풍 다니는 시기, 혹은 사람을 몇 명 받지 않는 태풍체험 이런 거 정도인 듯). 이런 체험들이 유료인 게 좀 있었던 것 같다.
역시 서울에서 가깝고, 무엇보다 지하철이 다니는 유일한 천문대라는 점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사실 별은 산에서 봐야 제맛이지만... ^^;;
단점은 예약을 1주일 전에 하고 가야 한다는 점. 솔직히 날이 맑으면 오늘 별보러 가자! 그러고 가기 좋은 곳이 천문대인데, 1주일 뒤에 날이 갑자기 흐리면 너무 슬프니까.

5. 중미산천문대

가장 큰 단점은 플라네타리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내가 플라네타리움을 좋아해서 그런 거고, 그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우주 공간을 왔다갔다 하는 프로그램을 보여주긴 하지만 이건 플라네타리움에서도 다 하는 거니깐. 설명은 5점 중 3.8점?
여기도 일인당 1만원 정도는 했던 것 같다.
가장 큰 장점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것이다. 정말 내키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 어느 날 갑자기 날이 너무 맑아서 별이 많이 보일 것 같다면 그냥 떠나면 된다.
그런데 이게 또 다시 단점이 되는 게, 서울 근교라 서울에서 빛이 얼마나 강한지, 서울 쪽(양평에서는 서쪽)은 빛이 올라오는 게 보여서 별이 안보인다.
실제 관측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망원경을 한 5개쯤을 돌아다니면서 봤는데 지금 기억나는건 너무 예뻤던 토성!!!!!!

6. 광진구 근처 어린이회관? (시립이었던 듯)

여기도 비용은 쌌던 것 같다. 2-3천원? 어린이라고 이름 붙은 곳이 어렸을 때는 정말 너무 좋았는데, 시설이 좋아져서 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게 된건가? 어른이 되고 나서 가니 너무 실망스러웠다. 일단 오래되어서 시설이 깨끗하지도 않았던 것도 있지만, 그런거야 불 끄고 어두우면 보이지 않는데 뭐 얼마나 큰 흠이 되겠는가.
문제는 설명이 아주아주 엉망이었다는 것이다. 5점 중 1.5 점 정도 밖에 안된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런 거고 이런 곳을 처음 가는 어린이라면 흥미는 생길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천문대들이 훠얼씬 낫다. 별자리 설명할 때 아동용 그리스신화 책의 만화 그림이 막 나오는 것도 별로 흥이 안나고 그랬다.
천문대 좀 돌아다녀봤다고 내가 설명을 더 잘할 수 있을 정도의 기분이 들 정도로 설명을 잘 못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서 관측은 안하고 와가지고 관측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_-;

-----------------------

사실 여기저기 천문대를 다니게 된 계기가 있다.
어렸을 때! <어린이회관>에 갔을 때 플라네타리움에서 설명 끝나고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의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다시 경험해 보고 싶은데, 그게 너무 어렸을 때였는지, 대학생쯤 되어서 다시 갔을 땐 그런 거 안하더라. 근데 내가 아는 분도 <어린이회관>에서 그런 걸 경험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별자리 보는 거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고.. 흑흑. 그거 비슷하게 하는 천문대를 찾으러 다니다가 여기저기 다녔다.
희미하게 푸르슴한 상태에서 천장에 별보고 이런게 아니라 아주 새카맣게 어두운 그런 곳에서 별이 떨어지는 듯한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나중에 플라네타리움에서 설명하시는 분께 여쭈어봤더니, 그게 지금 기술적으로 가능한데 요즘 유행이 아니라서 안한다고 한다. 흑. (사실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곳이 몇 군데밖에 없기도 하지만. 입체영상 상영이 가능하도록 플라네타리움 벽면에도 여러 곳에 화면을 쏘아주는 기계 같은게 있어야 한다고 한다.)

'종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년 여행 정리  (0) 2013.12.25
2012년 여행 정리  (0) 2013.02.14
2011년 총정리  (0) 2012.03.01
2010년 총정리  (0) 2012.03.01
신혼여행 총정리  (0) 2011.05.22
Posted by Econoim
,